작년 어린이 날에는 지브리의 삽화집으로 찾았는데(익펀당했다) 올해는 미야자키의 단편 만화로 찾아왔다.
간단하게 작품 해설을 하고자 한다.
1. 본 만화는 미야자키가 출간한 만화가 아니고 일본에서 '로버트 웨스톨'이란 작가의 책을 발매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 책의 앞과 뒤에 서평을 써준 부분을 일부 발췌한 것이다. 국내에 유령탑이란 책이 있는데 해당 책과 비슷한 구조라고 참고해주길 바란다. 참고로 본래 수록되었어야 할 아동 문학 세 편은 모두 대한민국에 미정발이다.
2. 본 책을 펴낸 '가네하라 미즈히토'는 일본에서 번역가 및 문학가로 활동하고 있으며, 아마 국내에는 가네하라 히토미가 더 유명할 것이다. 미즈히토 책은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으니...
3. 6, 13 페이지를 참고하면 알 수 있듯이 비행기 옆에 각 부대의 이름이 적혀있다. 본문에선 C-Charlie 중대, S-Suagr 중대로 나온다.
4. 무선수 게리는 독일어를 할 줄 안다. 능통하진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본문에 나온다.
5. 16 페이지에 나오는 브룩랜즈 박물관은 국내에서 예약해서 갈 수 있는 박물관이다.
6. 국내에 정발된 도서는 국내명을 따랐으며, 미정발 도서의 경우 일본 원문을 참고하지 않고, 영어 원문을 그대로 직역했음을 알린다.
7. 블랙햄의 폭격기는 아마존에서 kindle이라고 ebook으로 구입할 수 있다. 영어 판본이다.
8. 글 일부는 원문을 유지했다. 미야자키가 일부러 그런 식으로 적은 것이 있어서 유지하는 편이 더 좋다고 간주했다.
9. 17p 부터는 인물 간의 폰트를 다르게 해서 말풍선을 구분했다.
아래는 기타 작품에 관한 잡담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미야자키는 굉장히 아날로그한 사람이다. 당장에 작품에서 디지털 요소가 하나도 안 나오지 않는가. 그렇다. 레이어 하나 없이 말풍선에 글자 하나하나 본인이 쓰고 그린 것이다. 효과음 다 미는데 죽을 맛이었다. 아날로그가 여기서 그치면 모르겠는데 하다못해 한자도 아날로그다. 내가 살면서 메이지 시대의 한자 필기체라는 대답을 듣는 날이 다시 올 줄 몰랐다. 일본어 교수조차 얼렁뚱땅 넘어간 부분이었는데, 요즘 한자와는 조금 구조 및 쓰임새가 달라서 읽는 것만으로도 한참 걸렸다.
11P 부근에 나오는 사총의 경우엔 실전성은 꽝이었다고 한다.
미야자키는 아무리 현실을 그려도 판타지가 계속 스며나오는 것 같다. 그런 점에서 웨스톨과 닮은 것 같다.
웨스톨의 경우에 1993년 사망했다. 미야자키가 40대에 그를 보았으니 그를 90년대 초에 만난 것으로 알 수 있다. 일찍 잡아도 죽기 삼 년 전에 본 것. 웨스톨이 담배를 피면서 의사가 금지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, 이미 그 때도 사인이었던 폐렴이 완연했던 모양이다.
이번 작품 한다고 만화만 보고 하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직접 사서 읽었다. 간단한 문체와 걸걸한 구어체가 섞인 문장을 통해 굉장한 흡입력을 보여주는 작가였다. 블랙햄의 폭격기는 아동용으로 썻지만 공포소설로 분류되는데 실제로 무서웠다. 호러 소설은 오랜만이어서 더 그랬을지도. 본인 영어 실력에 자신이 있으면 한 권 사서 보는 것도 추천한다.
말이 길었다. 어린이날 선물이다. 어려운 책이지만 최대한 쉽게 읽을 수 있게끔 역식했다.
저번에도 미야자키 건은 익펀 당했는데 이번에도 그럴 느낌이 다분하니 다운 받으려면 빠르게 받아라.